경찰에 가정 폭력 신고한 후기
작년 말 있었던 일이다. 밤에 부친의의 언성이 높아지고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해서 112에 전화 신고를 했다. 10분? 15분 즈음 남경 2명이 왔다. 남경들은 집을 대충 둘러보더니 나와서는 부친이 없다고 했다. 나는 부친이 집에 있는 것을 보고 나와서 문밖에 계속 나와 있었는데 혼란스러웠다. 내가 확신하지 못하자 남경은 그럼 나갔을 수도 있는거네요?하고 그냥 돌아갔다. 집에 돌아 갔더니 부가 배란다에서 나왔다. 엄마가 부를 숨겨준 것이었다. 남경들이 돌아가자 부친은 욕실로 들어 갔다. 나는 다시 신고를 했고, 부친은 욕실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 이번에는 숨을 수 없었다. 부친은 속옷차림으로 나왔다.
한 남경은 부친한테 가서 말하고 한 남경은 나한테 와서 (가스라이팅을 가장한)진정을 시키려고 했다. 그래도 아버지지 않느냐며 처벌 받기를 원하지는 않을게 아니냐고 가해자에게 이입해서 말했다. 하지만 내가 처벌 받게 하고 싶다고 하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본인 재산을 부순거라서 처벌이 안된다고 했다. 본인 재산, 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본인 재산? 나와 엄마가 부친의 재산인가? 남경은 부친이 별로 위험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 싫으면 어디 보호센터에 피신해 있으라고 했다. 왜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나가야 되냐고 했더니 남경은 한국은 인권이 높아서 강제 연행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물론 절차에 따르지 않고 연행하면 안되지만, 인권이 높아서 라는 말에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외국의 가정폭력 처리와 비교하자 거긴 한국이랑 다르고~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그냥 니가 빨리 독립해라는 식으로 말했다. 좋게좋게 타이르려했던 모양인데 마음대로 안되자 남경은 중간중간 짜증을 냈다. 나는 다음에 또 이러면 그때는 이렇게 안넘어간다는 식으로 부친에게 강하게 말해달라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
신기하게도 부 쪽은 분위기가 좋아서 남경이 부와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었다. 나갈 때는 남경과 부 사이에 화기애애함 마저 감돌았다. 참 씁쓸했다. 아무 효과가 없나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경찰이 다녀가고 이웃에서 왜 경찰이 왔는지 궁금해하고 수군거리는게 부친에게 어느정도 타격을 주긴 했다. 여태까지 언성은 높여도 물건을 부수지는 않았다. 이웃이 신고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아파트는 사생활이 없다며 주택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했다.
어렸을 때 맞은 적도 있고 물건 부수고 위협한 적은 수없이 많은데 왜 이렇게 늦게 신고했을까 생각을 해보니 이미 이렇게 될 것을 예상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이 신고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4년이 지나 성본변경과 주민등록 주소 열람제한 신청하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당시에 상황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무조건 신고를 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피해는 없었던 일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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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 신고 매뉴얼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가 신속히 격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다. 아마 높은확률로 남경이 올것이며,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경찰은 가해자를 구속하지 않고 돌아갈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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